1. 서 론
2. 이론적 고찰
2.1 재난 위험에 대한 인식
2.2 정부신뢰의 개념과 영향을 주는 요인
2.3 재난인식수준과 정부신뢰의 관계
3.연구방법
3.1 연구모형 및 가설
3.2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방법
3.3 설문구성 및 분석방법
4.연구결과
4.1 사회 재난위험 인식 차이
4.2 사회 재난위험 인식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5. 결 론
1. 서 론
정부가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원동력은 정부의 신뢰를 획득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가 쌓일수록 정부의 정책은 사회전체를 위한 이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간주되며 정부를 지지하게 된다(Hetherington, 2005). 이러한 정부 신뢰는 정부에 대한 심리적 측면을 평가하게 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Nye et al, 1987).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부신뢰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낮은 정부신뢰 현상과 집권정부의 정책 및 운영방식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Lee, 2010).
대한민국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는 지난 2014년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인재로 인한 세월호 참사는 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지면서 사회 전체의 혼란을 야기하였다. 이러한 정부에 대한 신뢰의 감소는 단순히 국정운영의 어려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뢰가 계속 감소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Nye et al., 1997). Lee and Min(2015)의 세월호 참사 직후 사회재난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는 대형화재, 대형교통사고, 침몰재난에 대한 불안감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며, 재난안전도와 정부의 재난관리 평가가 높을수록 정부 신뢰가 향상된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비록 이들 연구에서는 사회재난과 정부신뢰 간의 순환관계를 논의하지는 않았으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재난과 신뢰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정부에 대한 신뢰는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되었다. 예를 들어 정책에 대한 만족도(Miller, 1974), 경제적 성과(Hetherington, 1998; Chanley et al., 2000), 시민문화(Park et al., 2012) 등 정부기관에 대한 경제적, 정책적 성과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어 왔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세월호 참사와 같이 사회재난이 정부 신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며, 일부 연구에서 국가적 재난과 정부신뢰에 대해 논의하고 있을 뿐이다(Chanley, 2002; Lee and Min, 2015).
한편, 위험에 대한 인식을 연구한 대표적인 학자는 Starr(1969)이다. 그는 자동차 운전의 경우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위험이라서 핵 위험 보다 1,000배 가량 더 수용성이 높다고 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사회만을 두고 보더라도 지난 2016년 한국사회의 자동차로 인한 사망자수는 총 4,292명이다(e-나라지표, 2019). 그러나 객관적으로 광우병으로 인해 죽은 사람의 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위험에 대해서 과소평가하고 광우병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심하다.
본 연구는 사회재난에 대한 위험 인식과 정부와의 관계를 신호적 관점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근대사회에서 재난은 관리 대상으로서 극복해야 할 대상이며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Lee, 2015). 하지만 사회재난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해야 하는지와 같은 관리적 관점만으로는 부족하며 전반적인 사회의 신뢰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회재난과 정부신뢰 간의 순환관계에 초점을 두고 재난 관리를 국민들의 인식 수준에서부터 바라볼 필요가 있다. 즉, 국민들의 인식 수준이라는 신호가 정부의 신뢰로 이어지게 되며, 이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재난관리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회재난을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 즉, 사람들은 어떤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어떤 위험은 과대하게 평가하는가? 그리고 이러한 인식 및 평가가 정부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가? 이 질문에 답변하기 위한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예를 들면, 2008년 한국사회에서 발생한 광우병 파동은 위험인지가 크게 과장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Park(2012)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광우병에 대한 인식은 다양한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보수적 정치성향을 가질수록 광우병 위험에 대한 우려가 감소하였다. 이 현상은 ‘정부신뢰’에 의해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혔다. 한편, 가계소득이 높을수록 광우병에 대한 위험인식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이상의 살펴본 내용을 요약하면 대한민국에서 정부 신뢰 문제는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는 국민들의 사회재난 위험인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그간 재난위험 인식과 정부신뢰에 관한 연구가 소수 보고되었으나 특정한 재난 유형 또는 탐색적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Park, 2012; Lee and Min, 2015), 사회재난이라는 특정한 재난 유형 범주에 대한 위험인식이 정부신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위험 인식이론을 통해 과학기술발달에 따른 사회적 재난에 대하여 한국인들의 위험인식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또한 재난 위험 인식수준이 정부에 대한 신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가 정부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재난을 관리할 수 있는 이론적 시사점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2. 이론적 고찰
2.1 재난 위험에 대한 인식
재난에 대한 인식을 잘 설명하는 이론은 위험인식이론이다. 위험 인식 이론(Risk Perception Theory)은 사람들이 위험의 특성과 심각성을 객관적인 데이터나 근거에 의하지 않고 주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위험인식이란 자연 재해 및 원자력과 같은 환경적 위험이나 건강과 관련된 위험 정보들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행태를 말한다. 즉, 왜 사람들은 동일한 위험에 대하여 서로 다른 평가를 하는가? 이것에 대한 답변을 주기 위한 이론이다. 특히 같은 위험에 대하여 전문가와 일반인의 인식은 매우 달라진다. 예를 들면, 원자력발전에 대한 위험평가의 경우가 그렇다. 전문가들은 원자력에 대하여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환경에 대한 중장기적 위험과 방사능 재난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정책 추진 주체인 정부나 과학계가 실제로 안전하다고 설명하더라도 대중의 인식은 잘 변화하지 않는 일이 자주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위험인식에 대한 초기 연구는 Chauncey Starr(1969)에 주도되었다. 그는 한 사회가 위험을 수용하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예를 들면, 자동차 운전의 경우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위험이라서 핵위험 보다 더 수용적이 된다. 그러나 초기에는 개인이 위험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정보를 계량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두려움이 과장된다고 하였다. 즉, 위험에 대한 추가 정보가 사람들이 실제 위험을 이해하고 위험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경제학 이론을 적용하여 위험 인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는 실질적으로 거의 무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다 정확하고 적절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면 위험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가설은 기각되었다.
심리적 접근은 사람들이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초기 연구는 사람들이 정보를 분류하고 단순화하는 데 있어 인지적 경험을 사용하여 이해력을 높이게 하는 것과 관련된다. 이 접근법은 두려움, 참신함, 낙인 및 기타 요인을 포함하여 위험에 대한 개별적인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를 알려주었다(Tversky et al., 1974). 이런 연구결과에 따르면 위험 인식은 사람들의 정서적인 상태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Bodenhausen, 1993). 한편, Lerner et al.(2000)에 따르면, 위험 인식의 원자가 이론은 행복과 낙관주의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과 두려움과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 사이에서만 이 구분이 의미가 있었다. 원자가 이론에 따르면 긍정적인 감정은 낙관적인 위험 인식으로 이어지는 반면 부정적인 감정은 위험에 대해 보다 비관적인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
객관적 위험평가와 주관적 위험인식 사이의 불일치는 다양한 요인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 우선, 위험인식에 영향을 주는 거시적 변인에는 개개인들의 위험인식에 영양을 미치는 사회적 문화, 환경적 요인들을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안전 문화, 조직 내의 안전 리더십, 또는 공동체 등이다(Weyman and Kelly, 1999).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 있는 안전관리자는 직원들의 안전과 위험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경영진이 안전에 관심을 갖고 시스템을 구축하면 직원들의 위험인식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로 인해 직원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이 줄어들고 재해율이 감소한다(O'Toole, 2002).
아울러, 안전 문화는 또한 개별 직장을 초월한 폭넓은 적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변수이다. 예를 들면, 교통 안전 문화는 운전자들의 안전을 둘러싼 주요 신념을 말한다. 즉, 개인의 운전 행동과 사회의 영향, 자동차 사고에 대한 태도 등이 문화적으로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변화한다. 제도는 매우 중요한 거시변수이다. 즉, 운전 중 휴대 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은 그 어떤 요인들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주는 요인이다. 아울러, 위험평가에 미시적 요인들이 다수 연구되고 있다. 위험에 대한 개인 차원의 영향요인들을 말한다. 예를 들면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일수록 위험을 더 두려워한다. 그러나 지식이 많을수록 위험에 대한 평가가 관대해진다. 실제로 Huang et al.(2013)의 연구에서 생태 위험에 대한 지식이 높을수록 생태에 대해 보다 높은 위험수용성을 보여주었다.
현대 사회와 같이 기술이 고도로 발전되어 알지 못하는 위험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 수 없다(Slovic et al., 1986). 즉, 위험에 대한 개인적인 반응은 매우 주관적이며, 이러한 주관적 위험 인식은 심리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Slovic et al.(1986)에 따르면 위험인식의 차이는 다음과 같은 8가지 하위요인에 의해 평가가 달라진다고 하였다(Chung, 2014)에서 재인용).
•위험 노출의 자발성(Voluntariness): 위험한 상황에 노출과 위험한 행동의 선택이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지 여부에 따라 자발적 위험(voluntary risk)과 비자발적 위험(involuntary risk)으로 구분.
•위험 피해의 심각성(Severity): 위험에 따른 결과가 개인이나 집단에 미치는 영향력 정도와 피해 규모에 따라 일상적(ordinary) 위험과 재앙적인(catastrophic) 위험으로 구분.
•피해 발현시기(effect manifestation): 위험한 행위를 했거나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 후 이에 따른 효과가 현실화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즉시적인(immediate) 위험과 지연된(delayed) 위험으로 구분한다.
•노출 유형(exposure pattern): 노출 유형에 따라 지속적(continuous), 간헐적(occasional) 위험으로 구분.
•통제가능성(controllability): 위험을 법제도, 안전규제,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통제 가능한(controllable) 경우와 통제 불가능한(uncontrollable) 경우로 구별.
•위험에 대한 친숙도(familiarity): 과거에 발생하였거나 사람들이 경험해서 친숙한(old) 위험과 처음 발생하여 잘 모르는 낯선(new) 위험으로 구분.
•위험에 따른 이익(benefit): 위험한 행위나 상황을 선택하여 반대급부로 주어지는 이익(보수, 상금, 물질적 보상, 생활의 편의)이 명확한(clear) 위험과 이익이 분명하지 않은(unclear) 위험으로 구분.
•위험의 필요성(necessity): 어느 정도 위험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불가피한 필수 위험(necessary risk)과 개인의 기호, 취향, 취미에 의해 위험을 즐기는 사치적 위험(luxurious risk)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위험인식의 하위요인은 위험의 속성을 인지적 위험의 결정요인으로 간주하여 위험 인지 지도를 작성하는 근간이 된다. 이들 연구에서 제시한 하위요인들은 위험의 불안수준과 지식수준을 설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위험인식 수준이 높을수록 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Slovic 위험 인식 패러다임을 국내 사례에 적용한 연구들에서도 다양한 재난 위험 유형이 위험 지식과 위험정도에 따라 차별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고하였다(Cha, 2012; Heo and Yoon, 2013).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재난위험 인식에 대한 논의에 앞서 본 연구에서 설정한 사회재난 유형에 따라 위험인식 수준은 어떠한지 살펴봄으로써 재난 인식의 다차원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2.2 정부신뢰의 개념과 영향을 주는 요인
신뢰는 사회 자본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Putnam, 1993; Fukuyama, 1995)로 개인과 단체생활, 공공활동에 있어서의 행태, 태도, 성향에 기초가 되는 통합된 개념이다. 또한 가족, 친구, 지역사회 및 기타 자발적 단체, 정부 등은 신뢰를 양산하는 습관과 가치를 배양한다. 신뢰를 비롯한 사회자본 형성과 발전에 관심 있는 학자들은 신뢰가 경제발전, 효과적인 정치 제도, 낮은 범죄율, 미성년자 임신 및 음주 등과 같은 집단 복지문제 해결 수준과 집단행위의 결과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Brehm and Rahn, 1997). 따라서 신뢰는 개인간의 생활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공동체, 조직, 사회, 국가 등 단체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신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존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신뢰와 같은 개인 및 사회적 가치가 경제성장 및 안정된 민주정부 등과 같은 사회조직의 바람직한 특성과 공유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뢰를 통한 인간관계 네트워크 및 사회참여는 좋은 정부를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한다. 다양한 결사체에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발생한 개인 간의 네트워크는 개인 간의 신뢰를 증진하고, 이렇게 발전된 신뢰는 시민들에게 공공 이슈에 참여하려는 동기를 부여하게 되며, 이 결과 많은 시민들이 정부정책에 개입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정부신뢰의 개념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측면에서의 평가적(evaluative), 정서적(affective) 태도(Miller, 1974)로 볼 수 있는데, 여기서 태도란 행동과 구별되는 개념이면서 하나의 일관된 체계로 이해될 수 있다. 이 체계는 특정 대상에 관한 학습된 평가적 사고, 신념이 반영된 감정적·평가적 반응 등으로 구성된다(Park, 2008). Nye et al.(1997)은 정부신뢰를 특정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과 불만이 정부신뢰를 좌우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들은 정부신뢰를 국민의 기대 대비정부에 대한 인식의 비율로 정의하였다(Nye et al., 1997). 이러한 관점에 근거해서 정부신뢰를 측정한다면, 단순히 ‘정부(기관)를 신뢰합니까?’에 대한 질문이 적절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부의 기능, 역량, 활동성과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 기대수준, 만족으로 정부신뢰를 이해하는 연구들도 다수 발견된다(Kim, 2011; Park, 2006; Son and Chai, 2005; Yang, 2007; Hetherington, 1998). Lee and Min(2015)은 정부신뢰에 재난이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는 재난안전 인식이 정부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이들 연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안전 국민인식 옴니버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하였으며, 재난에 대한 불안감이 높을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으며, 특히 대형화재, 대형 교통사고, 침몰재난에 대한 불안감이 높을수록 정부신뢰가 낮아지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들 연구에서는 감염병, 공공시설물 붕괴 등 다른 재난에 대해서도 조사하였으나, 정부신뢰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는 얻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가 도출된 것은 조사 시점이 세월호 사태 직후이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하였으며, 전반적으로 사회재난 위험 인식은 정부신뢰를 저하시키는 방향을 보이고 있었다.
이와 같이 사회자본으로써의 신뢰, 특히 정부의 신뢰는 바람직한 사회조직을 유지하는데 근간이 된다. 특히 정부신뢰는 정부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요소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부신뢰는 복잡 다양한 요인에 의해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다. 선행연구에서는 사회재난 역시 정부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정부신뢰를 설명하기 위해 재난위험인식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그 영향요인의 범위를 재난에 대한 위험인식으로 한정하여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며, 정부신뢰에 대한 재난위험인식의 하위요인들의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2.3 재난인식수준과 정부신뢰의 관계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으면 사람들은 특정 재난이 실제 위험한 정도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확신이 낮아질 수 있다. 이처럼 위험관리에서 정부신뢰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 이유는 새로운 위험이나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 부족에서 기인한 일반인들의 위험인식이 위험관리 주체에 대한 신뢰를 통해 보완될 수 있기 때문이다(Earle, 2010). 위험인식과 신뢰에 관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Slovic(1993)는 위험관리의 성공과 실패는 신뢰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Jeong and Kim(2014)은 사람들이 위험관리 기관을 주관적으로 신뢰하면 위험인식이 낮아지고 그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하였다. Renn(2008)은 공공기관의 역량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사람들이 위험을 통제가능한 것으로 인식한다고 주장하였다.
특정유형의 재난이나 위험 관련 연구들에서도 위험인식에 대한 중요한 영향 요인으로 정부신뢰를 강조하였다. Scolobig et al.(2012)은 지방정부에 대한 신뢰와 지역주민의 홍수 위험인식 간에 부(-)의 영향관계가 있음을 보였고, Kunreuther et al.(1990)의 연구에서는 고준위 방사능폐기물처분장 건설 이슈와 관련해서 미국 네바다 주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활용하여 정부신뢰와 위험인식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연방정부의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방사능 위험인식이 감소하는 경향을 발견하였다. Siegrist(2000)와 그의 동료들의 연구에서는 식품안전, 유전자 등 다양한 기술 위험과 관련하여 위험관리 기관에 대한 신뢰(social trust)가 위험인식과 부(-)의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 주었다. Knight and Warland(2005)의 연구에서는 심리측정모형, 문화이론, 재귀적 근대성을 통합하는 다학제적 관점에서 위험인식을 고찰하였는데, 특히 식품안전 위험과 관련하여 농민-산업-위험규제자(정부)에 이르는 식품관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식품 위험인식과 부(-)의 영향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과학기술 지식부족에 따른 일반인들의 불완전한 위험인식이 위험관리주체에 대한 신뢰를 통해 보완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Earle, 2010).
이와 같이 선행연구들에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와 재난에 대한 위험인식이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증명하여 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인의 재난에 대한 위험인식 수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러한 위험인식 수준이 정부의 신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3.연구방법
3.1 연구모형 및 가설
본 연구의 모형은 사회재난 유형, 사회재난 위험인식, 정부신뢰에 관한 연구이며, 이들 연구변인에 대한 분석은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하였다. 첫째, 사회재난 유형에 따라 사회재난 위험인식의 차이가 있는지 밝히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사회재난 유형은 조류독감, 미세먼지, 핵발전소 위험으로 한정하였다. 많은 사회재난 유형 중 3개로 한정한 이유는 알려진 사회재난 유형의 수가 매우 많으며, 비교적 많이 알려진 사회재난 유형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재난 위험인식에 대한 답변을 충분히 얻어내고, 사회재난 유형별로 구체적인 관리적 시사점을 찾아내기 위해서이다. 둘째, 사회재난 위험인식이 정부신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재난 유형에 따라 사회재난위험인식의 차이 분석은 사회재난 위험인식은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자발성, 지연성, 개인적 지식, 과학적 지식, 통제가능성, 친숙도, 심각성, 두려움, 치명성, 발현시기, 회복가능성 등으로 측정하였다(Slovic, 1993). 이처럼 다양한 수준의 사회재난 위험인식을 제시한 이유는 정부신뢰를 다양한 수준의 사회재난 위험인식으로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첫 번째 가설에서의 독립변인은 사회재난 유형이며, 종속변수는 사회재난 위험인식 수준이다. 그리고 두 번째 가설에서의 독립변인은 사회재난 위험인식 수준이며, 종속변수는 정부신뢰이다(Fig. 1 참조).
가설 1: 한국인의 사회재난에 대한 위험인식 수준은 사회재난 유형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가설 2: 한국인의 사회재난에 대한 위험인식 수준은 정부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3.2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방법
연구의 대상은 20세 이상 한국인 성인 남녀 1,109명이다. 위험인식의 대상은 사회재난이다.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위험 목록은 문헌연구를 통해 1차적으로 사회재난 위험 유형을 추출한 뒤 1차 예비조사를 시행하였다. 예비조사는 대학생 5명을 대상으로 어떤 위험을 한국인들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지 측정하였다. 그 결과 상위 3개만을 대상으로 본 조사를 시행하였으며, 온라인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를 위한 표본의 특성은 다음 Table 1와 같다. 예비조사는 2019년 5월 24일 대학생 5명을 대상으로 여러 재난 유형 중 어떤 재난이 가장 위험한지 물어 보았으며, 사회재난 유형에 대해 각각 가장 위험하다고 응답한 상위 3개 재난 유형의 위험인식을 조사하였다. 본 조사에서는 사전조사 결과에 따라 사회재난을 조류독감, 미세먼지, 핵발전소 위험으로 한정하였다. 설문기간은 2019년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총 1,109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분포는 성별, 연령, 종교, 결혼상태, 최종학력, 소득수준을 조사하였으며, 구체적인 결과는 다음 Table 1와 같다.
Table 1.
Results of demographic analysis of samples
3.3 설문구성 및 분석방법
본 연구에 사용된 설문항목은 인구통계학적 변수, 사회재난 위험인식, 정부신뢰로 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재난위험인식과 정부신뢰 간의 관계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성별, 연령, 종교, 최종학력, 소득수준을 통제변수로 설정하였다. 분석을 위해 성별과 종교는 더미변수로 변환하였으며, 연령, 종교, 최종학력, 소득수준의 조작적 정의는 다음 Table 2와 같다. 분석방법으로는 사회재난 유형에 따른 사회재난에 대한 위험인식 수준의 평균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일원배치 분산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사회재난에 대한 위험인식 수준이 정부에 대한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Table 2.
Operational definition of control variables
본 연구의 측정변인은 다음 Table 3와 같이 구성하였으며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위험인식을 측정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위험특성을 불안수준과 지식수준의 차원으로 구분한 연구(Slovic, 1987; Heo and Yoon, 2013). 위험의 두려운 정도와 위험의 알려지지 않은 정도(Cha, 2012), 위험인식을 기술위험 인지도로 한정하여 자발성, 심각성, 피해발현시기, 노출유형, 친숙도, 위험에 따른 이익, 위험의 필요성 등으로 구분한 연구(Chung, 2014)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위험인식을 측정하고 있다. 재난 위험인식은 주관적인 위험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구성요인으로 위험 노출의 자발성(voluntariness of risk), 영향의 즉각성(immediacy of effect), 위험에 대한 개인적 지식(knowledge of risk: personal level), 위험에 대한 과학계의 지식(knowledge of risk; science community level), 위험에 대한 통제(control over risk), 새로움(newness), 만성적-재앙적(chronic-catastrophic), 보통의-공포스러운(common-dread), 결과의 심각성(Severity of consequences) 등에 따라 구성된다고 보고된다(Fischhoff et al., 1978).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사회재난에 대한 위험인식을 측정하기 위해 Choi(2017)의 위험인식 측정도구를 본 연구에 맞게 수정 및 보완하여 사용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정부신뢰에 미치는 위험인식 요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위험인식 변수를 유형화하지 않고 위험인식변수별로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Table 3.
Composition of measurement variables
| variables | references | |
|
Social disaster risk perception (AI, fine dust, nuclear power plant) |
Voluntariness, delay, individual knowledge, Scientific knowledge, controllability, familiarity, Severity, Dread, Consequences fatal, effect manifestation, recoverableness | Choi (2017) |
| Government trust | Congress, Blue house, Judiciary | Park and Lee (2017) |
둘째, 신뢰는 사회자본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Putnam, 1993; Fukuyama, 1995)로 개인과 신뢰 대상 간의 지속적인 관계에서 형성된 주관적 믿음이다. 신뢰는 다분히 그 시대적 상황과, 지역의 문화,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이 반영되어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내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신뢰에 대한 측정에 있어서는 연구자의 연구목적과 대상에 따라 통합하여 측정하기도 하고, 개별 신뢰 대상에 대해 분리하여 측정하기도 한다(Inglehart, 1997). 본 연구에서는 Park and Lee(2007)의 연구에서 사용된 3개 항목으로 정부신뢰를 측정하였다.
4.연구결과
4.1 사회 재난위험 인식 차이
재난 유형별로 한국인의 사회재난 위험인식에 대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재난유형별 평균 차이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재난 유형을 조류독감, 미세먼지, 핵발전소와 같은 3개 유형을 조사하였다. 사회재난 유형에 따른 재난위험 인식의 평균차이 분석을 위해 일원분산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구체적인 결과는 Table 4와 같다.
Table 4.
Difference analysis on disaster risk perception
모든 재난 유형(조류독감, 미세먼지, 핵발전소)의 위험인식수준을 비교한 결과 조류독감은 과학적 지식 위험인식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과학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세먼지는 자발성, 지연성, 친숙도 위험인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개인이 통제할 수 없으며, 위험은 지연되어 나타나고, 친숙하지 않은 위험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핵발전소는 개인적 지식, 통제가능성, 심각성, 두려움, 치명성, 발현시기, 회복가능성 위험인식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다른 재난에 비해 위험하고 인식하고 있는 요인들이 많았다. 핵발전소 관련 재난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고, 통제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각성, 두려움, 치명성 수준이 높고 다음세대에 영향을 미치며 재난의 결과를 다시 돌이키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였다. 따라서 재난 위험 인식은 재난 유형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한국인의 재난유형에 따른 위험인식 수준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 1은 지지되었다.
4.2 사회 재난위험 인식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한국인의 재난위험 인식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위험인식의 다차원성을 고려하여 위험인식 요인별로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중회귀분석 결과 지연성, 과학적 지식, 통제가능성, 치명성, 발현시기에 대한 재난위험 인식은 정부신뢰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자발성, 개인적지식, 친숙도, 심각성, 두려움, 회복가능성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편의상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나타낸 독립변수에 대해서만 그 결과를 제시하고 해석하였다.
4.2.1 재난위험의 지연성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먼저 재난위험의 지연성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 Table 5와 같다. 와 같다. 회귀식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F=16.880p<.001), 설명량(R2)은 .030으로 나타났다. 다중회귀분석에서 통제변수인 성별, 연령, 종교, 최종학력, 소득은 정부신뢰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정부에 대한 신뢰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β=.066, p<.05), 연령이 높을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β=-.028, p<.01). 종교가 있으면 정부에 대한 신뢰수준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β=.146, p<.001), 최종학력수준이 높을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β=-.076, p<.001). 또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β=.023., p<.001). 재난위험의 지연성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연성 인식수준이 높을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β=.078, p<.001). 이러한 결과는 뒤에서 언급될 분석결과와는 배치되는 결과로써 현재 시점에서 재난의 위험성이 당장 발현되지 않고 지연되어 나타난다고 인식할 경우 정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재난위험이 지연된다는 것은 위험의 결과를 현 시점에서 체감할 수 없으며, 향후 정부의 역할에 따라 충분히 통제가 가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정부에 대한 신뢰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지연의 정도에 따라 그 결과는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겠으나 본 연구에서는 구체적으로 지연 시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므로 후속연구를 통해 검증을 해 볼 필요가 있다. 통제변수(성별, 연령, 종교, 최종학력, 소득)의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 회귀분석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영향력을 나타내므로 이 결과에 대해서만 해석하기로 한다.
Table 5.
Impact of delay in disaster risk on government trust
4.2.2 재난위험의 과학적지식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재난위험 인식요인 중 과학적지식 인식수준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는 다음 Table 6와 같다. 회귀식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F=10.806, p<.001), 설명량(R2)은 .019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국민들은 재난위험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다고 인식할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 수준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β=-.034, p<.05). 이러한 결과는 사회재난의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국민들의 수준에서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조류독감, 미세먼지, 핵발전소와 같은 사회재난은 다른 재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수준이 높고 재난위험에 대한 지식수준은 보통 또는 높은 특성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Cha(2012)과 Heo and Yoon(2013)의 연구결과와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으며, 사회재난이 치명적이라고 인식하는 만큼 국민들의 과학적 지식에 대한 요구 수준은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치명적 사회재난의 위험에 대해 과학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면 일반 국민들은 과학적 위험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Table 6.
Impact of Disaster Risk Scientific Knowledge on Government Trust
4.2.3 재난위험의 통제가능성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재난위험 인식요인 중 통제가능성 인식수준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는 다음 Table 7와 같다. 회귀식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F=17.554, p<.001), 설명량(R2)은 .048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재난위험에 대한 통제가능성 위험이 높다고 인식할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β=.-.120, p<.001). 사회재난 위험이 개인의 통제를 벗어났다고 인식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으로는 회피할 수 없는 공공의 영역에서 통제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즉 통제가능성이 낮다고 인식하는 것은 재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부의 통제력에 대한 불신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다. 나아가 Kim(2017)는 네트워크과 같은 사회적 자본은 사회재난 위험인식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클수록 사회재난 위험인식 수준은 더 크게 낮아진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공공부분과 민간부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재난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Table 7.
Effect of Disaster Risk Controllability on Government Trust
4.2.4 재난위험의 치명성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재난위험 인식요인 중 치명성 인식수준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는 다음 Table 8와 같다. 회귀식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F=7.176, p<.020), 설명량(R2)은 .020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재난위험에 대한 치명성 위험이 높다고 인식할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β=.-040, p<.01). 재난위험의 치명성에 대한 인식은 재난위험이 사람과 자연 등에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의 사회재난 유형별 위험 수준을 비교분석한 결과에서는 조류독감의 치명성 수준이 가장 낮았고 미세먼지, 핵발전소 순으로 치명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국민들은 핵발전소 재난이 가장 치명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재난이 치명적이라고 인식하는 것과 실제로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실제 핵발전소 사고 발생 위험은 매우 낮은 편이지만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대한민국 국민들은 핵발전소에 대한 위험인식 수준이 높아졌다(Chung, 2018). 이러한 결과는 통계에 근거한 객관적 위험과 사람들이 인지하는 주관적 위험인식의 차이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개인이 인식하는 위험 수준은 대중매체가 제공하는 위험정보가 많을수록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위험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Chung, 2018).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재난 위험의 치명성 인식수준은 국민과 정부 간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볼 수 있으며, 치명성 위험 인식수준이 정부에 대한 신뢰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설명할 수 있다.
Table 8.
Impact of disaster risk fatality on government trust
4.2.5 재난위험 인식요인 중 발현시기 인식수준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재난위험 인식요인 중 발현시기 인식수준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는 다음 Table 9와 같다. 회귀식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F=6.920, p<.001), 설명량(R2)은 .019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재난위험에 대한 발현시기가 지연되어 나타난다고 인식할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β=-.032, p<.05). 재난위험의 발현시기 위험에 대한 인식은 재난위험이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재난이 즉각적인 위험으로 나타날 때 보다 지연되어 나타나 위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위험수준을 높인다. 즉, 현실화된 위험보다는 부작용에 대한 가상적 평가에 근거하여 위험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에 대해서 확대 해석을 할 가능성이 있다(Chung, 2014). 2008년 한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은 위험 인식 수준이 과도하게 평가된 사례로써, Choi(2009)은 언론의 과도한 보도와 정부의 광우병 사전예방 및 사후통제 능력에 대한 불신이 위험인식을 증폭시킨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정부 측면에서는 재난 위험의 발현시기에 대해 지나치게 과해석 하는 현상을 사전에 통제하여 국가의 재난관리에 대한 신뢰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겠다.
Table 9.
Effect of the timing of disaster risk on government trust
이상의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 Table 10와 같다. 사회재난 위험인식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재난 위험인식 하위요인별로 살펴보면, 자발성, 개인적 지식, 친숙도, 심각성, 두려움, 회복가능성은 정부신뢰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연성, 과학적 지식, 통제가능성, 치명성, 발현시기는 정부신뢰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5. 결 론
현대인들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문명의 혜택을 얻게 되었으나 문명의 발달로 인해 피할 수 없는 위험에 직면해있다. 이러한 사회재난에 대한 인간으로부터 비롯된 결함에서부터 시작되며 정부의 대응역량이 재난에 대한 위험인식을 결정하는 중요요인이 되었다(Lee and Min, 2016). 사회재난으로 인한 대규모 인명피해, 재산손실,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해서는 지역 또는 중앙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 사회재난에 대한 위험인식은 정부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며 정부에 대한 신뢰수준이 떨어질수록 사회재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악순환에 놓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재난위험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정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전 및 사후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재난에 대한 위험인식이 정부에 대한 신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인의 위험인식 수준이 정부에 대한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으며, 특히 사회재난을 중심으로 그 현상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조류독감, 미세먼지, 핵발전소와 같은 사회재난에 대한 위험인식 수준과 정부에 대한 신뢰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을 분석하였다.
첫째, 사회재난 인식 수준은 사회재난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회재난 유형에 따른 위험인식수준을 비교한 결과 조류독감은 과학적 지식 위험인식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자발성, 지연성, 친숙도 위험인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핵발전소 관련 재난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고, 통제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각성, 두려움, 치명성 수준이 높고 다음세대에 영향을 미치며 재난의 결과를 다시 돌이키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Heo and Yoon(2013)의 연구결과와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결과로써 핵발전소에 대한 위험이 다른 유형의 위험에 비해 지식수준 위험이 높고, 위험의 두려운 정도가 심하다는 것이다. 즉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심리적 위험인식 수준은 그 대상에 따라 달라지며,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재난유형에 따라 위험인식 수준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 1은 지지되었다.
둘째, 사회재난에 대한 자발성, 개인적 지식, 친숙도, 심각성, 두려움, 회복가능성 위험은 정부신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앞에서 열거된 사회재난 위험 인식은 정부의 개입과는 무관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의 사회재난 위험인식 척도가 정부신뢰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 결과는 이들 재난 위험인식에 대한 척도가 주로 개인의 주관적인 평가나 감정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인이 위험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부의 문제가 아닌 국민 개인의 문제이다. 또한 자발성, 친숙도, 심각성, 두려움 역시 개인의 성향에 따른 주관적인 심리적 상태이다. 물론 이러한 위험인식 수준이 정부 신뢰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본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하였다. 따라서 사회재난에 대한 주관적인 위험인식 수준보다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위험 인식이 정부의 신뢰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사회재난에 대한 지연성 위험 인식은 정부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사회재난에 대한 지연성 위험인식은 정부신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위험이 지연되어 나타날수록 더 큰 위험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미세먼지, 조류독감, 핵발전소와 관련된 재난 위험이 재난이 발생함과 동시에 발현된다면 오히려 국민들은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또한 지연성의 정도에 따라 위험인식 수준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연성이 정부신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에 대한 해석은 후속연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넷째, 사회재난에 대한 과학적 지식, 통제가능성, 치명성, 발현시기 위험 인식은 정부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재난은 다른 재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수준이 높고 재난위험에 대한 지식수준은 보통 또는 높은 특성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와 그 맥을 같이 한다(Cha, 2012; Heo and Yoon, 2013). 하지만 재난 위험에 대한 인식수준은 조사 시기나 대중매체가 제공하는 위험정보에 따라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Chung, 2018). 즉 본 연구에서 조사된 사회재난에 대한 위험인식 수준과 정부신뢰의 관계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이러한 위험 인식 지표는 비교적 객관화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조류독감의 감염경로는 어떠하며, 인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연구결과가 존재하므로 이러한 위험에 대한 과학적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즉, 과학적 지식은 재난에 대해 과학적으로 얼마나 잘 알려져 있는가에 대한 인식으로 재난 위험의 인지 여부보다는 구체적인 재난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통제가능성, 치명성, 발현시기 위험인식 역시 구체적으로 수치화가 가능하고 객관적인 정보가 위험 수준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구체적이고 객관화된 공적 정보에 대해 국민이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위험은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증명되었다.
본 연구는 재난위험 인식수준이 정부에 대한 신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로써 다양한 차원의 위험인식수준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지연성, 과학적지식, 통제가능성, 치명성, 발현시기 등에 대한 위험 인식이 정부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Kim(2017)는 정부신뢰가 재난 위험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정부신뢰가 전반적인 위험인식수준을 낮추는 역할을 하였지만, 자연재난 또는 사회재난과 같은 구체적인 재난 유형에 대해서는 관계가 없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비록 본 연구와 방향성은 다르지만 정부신뢰와 사회재난 위험인식의 관계가 없다는 것은 본 연구와 배치되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신뢰, 사회재난 위험 인식의 관계가 순환관계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재난위험 이슈가 관심을 받게 되면 정부의 재난 대처 과정, 능력 등 전반적인 관리 수준에 의해 위험인식 수준이 영향을 받게 되고, 이러한 위험인식 수준에 따라 정부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정부가 재난 위험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재난위험에 대한 인식은 정부가 아닌 언론, 연구기관, 민간기업 등의 전문가 집단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위험성에 대한 의견이 국민들 사이에서 대립될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결과를 정부의 사회재난 위험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하는데 있어 중요한 의사결정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가 갖는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재난에 대한 관점을 조류독감, 미세먼지, 핵발전소로 한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는 점이다. 최근 재난의 경향은 일본의 원전사고와 같이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의 동시발생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재난 위험 인식에 미치는 영향요인으로 한국인의 신뢰를 분석하였다. 하지만 재난에 대한 인식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므로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위험인식의 하위요인에 대한 개별적인 효과에 대해서만 검증하였다. 하지만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모든 위험인식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위험인식 요인들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후속연구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의의는 사회재난 위험인식과 정부신뢰간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사회재난이 정부신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에 본 연구는 후속연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 결과는 국가차원에서 재난 위험 단계별, 재난 위험 유형별 대응 관리 방안 수립을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