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대한민국은 10,044,000 ha의 국토면적중 약 62.6%인 6,291,000 ha가 산림으로 구성되어 있다(KFS, 2023). 또한, 기후변화에 의한 집중호우의 증가, 태풍의 강화, 장마 및 강수 패턴 변화 등의 요인들로 인하여 산사태, 토석류와 같은 지반재해의 위험성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산사태, 토석류로 인한 피해는 2006년 강원도 인제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사망 32명, 실종 12명, 재산피해는 약 4,100억 원이 발생하였으며, 2011년 우면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사망 16명, 부상50명, 재산피해는 약 300억 원이 발생하였다. 2011년 춘천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사망 13명, 부상 26명, 재산피해 약 40억 원이 발생하였으며, 2023년 폭우로 인하여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토석류로 사망 25명 실종 2명의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외에도 2014년 지리산 천왕봉 인근 제석봉에서 발생한 대형 토석류 피해, 2017년 중부권 폭우로 인하여 청주에 발생한 토석류 피해 및 2023년 강원도 정선 토석류 피해 등 강원도, 경상북도를 비롯하여 전국 다양한 지역에서 토석류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처럼 산사태 및 토석류로 인한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음에도 산사태와 토석류는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이기에 재해 예방보다는 피해가 발생한 후, 피해 발생지역을 복구하는 데 집중을 하는 실정이다. 또한, 토석류 피해 예상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와 토석류 모형해석에 관한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며, 토석류, 산사태와 같은 토사 ‧ 산지 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토석류 발생 가능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해안 인근에 있는 산악지형에서 토석류가 발생하게 될 경우 바다로 이어진 하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하여 해안과 연결된 하천 중 하류부에 토석류가 발생할 수 있는 산악지형이 위치한 강원도 삼척시의 가곡천 하류부를 연구유역으로 선정하였다. 선정한 연구유역을 대상으로 토석류 모의를 수행하기 위하여 미 육군 공병단 개발한 HEC-RAS(Hydrologic Engineering Center’s River Analysis System)모형을 활용하였다.
2. 연구 방법
2.1 연구유역
본 논문에서 선정한 연구유역은 강원특별자치도(이하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가곡천의 하류부에 위치한 월천리 유역이다. 강원도는 13,666.44 km2이 산지로 구성된 면적으로 강원도 전체면적인 16,829.68 km2의 약 81.2%이며, 대부분 산지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강원도 동해안으로 유출되는 하천 중, 하류부에 토석류가 발생할 수 있는 산악지형이 있는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 유역을 연구유역으로 선정하였다. 토석류 분석을 위한 연구유역 선정은 토석류로 인한 피해 유역 중 유역면적이 작고 분수계 안쪽으로 토석류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을 대상으로 하였다. 월천리 유역의 유역특성으로는 유역면적은 1.22 km2, 유로연장 1,975 m, 유역최고표고 148.28 m, 유역최저표고 8.7 m, 유역평균경사 4.04°, SCS-CN 88.07, 도달시간 0.21 hr, 저류상수 0.24 hr를 확인하였다. 아래 Fig. 1은 월천리 유역의 위치도를 나타내고 있다.
2.2 HEC-RAS 모형
HEC-RAS(Hydrologic Engineering Center’s River Analysis System)는 미육군공병단의 수공학센터(Hydrologic Engineering Center)에서 개발한 종합적인 하천 해석 시스템이다. HEC-RAS 모형은 다양한 수리학적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며, 특히 Unsteady flow 및 Non-Newtonian(비뉴턴 유체 모델링)을 활용하여 토석류 모의에도 활용할 수 있다. 모형의 계산은 식 (1)과 같은 연속방정식과 에너지방정식을 이용하여 계산된다(HEC, 2021a, 2021b).
여기서, α는 속도분포 계수, V는 유속, g는 중력가속도, Y는 수심, Z는 하상표고이며 Ht는 전체 에너지 손실수두를 의미한다. Ht 손실수두는 다음 식 (2)와 같다.
여기서, 는 검사 단면 사이의 수로 구간길이, 는 평균마찰경사, 는 단면 손실계수이다.
2.2.1 HEC-RAS 토석류 해석
HEC-RAS의 비뉴턴방법(Non-Newtonian method)은 고농도 유수 및 토석류 흐름을 모델링하기 위해 도입된 기능이다. 이 방법은 기존의 뉴턴 유체 가정에서 벗어나 더 복잡한 유체 거동 모의를 할 수 있게 한다. 비뉴턴 방법에는 벌킹(Only Bulking), 빙엄(Bingham), 오브라이언 방정식(2차)(O’Brien Equation(Quadratic)), 허셜-버클리(Herschel-Bulkley) 방법이 있다. 여기서 벌킹(Only Bulking)은 실제로 비뉴턴방법이 아니고, 유체의 부피만 변경하는 방법이다(HEC, 2021c).
빙엄(Bingham) 모델은 단순한 비뉴턴 유체 모델 중 하나로서, 선형적인 응력-변형률 관계를 가지며, 항복 응력(yield stress)이 존재하는 특징이 있으며, 매개변수가 적어 보정이 쉽고 등가성(equifinality) 문제에 덜 취약하고, 비교적 단순한 계산식으로 계산이 빠른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복잡한 유체 거동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울 수 있고, 전단 농화(shear thickening)나 전단 희석(shear thinning) 현상은 모의할 수 없다. 빙엄 모델의 매개변수는 항복 강도(yield strength)와 퇴적물 혼합 점성도(sediment laden viscosity)가 필요하다. 아래 Fig. 2는 빙엄 모델 매개변수의 개념도이다.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토석류 유형에 적용할 수 있고,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실제 토석류의 거동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빙엄(Bingham) 모델을 사용하여 토석류를 모의하였다.
HEC-RAS 모형은 구축된 DEM 자료를 바탕으로 흐름이 시작된 지점을 설정하고, 흐름에 영향을 주는 매개변수 값을 설정해야 한다. 입력자료에는 항복응력(Yield stress, τy), 동적 점성도(Dynamic viscosity, µm), 체적 농도(Volumetric concentration, Cv), 에너지경사(Energy Grade Slope, EGS), 하류조건(Tailwater, TW) 등이 있다.
① 항복응력(Yield stress, τy)
항복응력은 응력-변형률 관계의 Y절편에 해당하는 값이며, 항복응력 값이 낮아지면 토석류가 더 쉽게 흐르는 특징이 있다. HEC-RAS 모형에서 항복응력 값을 산정하는 방법은 아래 식 (3)과 같다.
여기서, a와 b는 보정계수이며, Cv는 체적농도값이다.
② 동적 점성도(Dynamic viscosity, µm)
동적 점성도는 응력-변형율 관계에서 기울기 값에 해당하는 값이며, 점성도의 값이 낮아지면 토석류의 흐름저항이 감소하여 토석류가 더 쉽게 흐르게 된다. HEC-RAS에서 동적 점성도 값을 산정하는 방법은 아래 식 (4)와 같다.
여기서, β는 경험적 계수이며, Cv는 체적농도 값이다.
③ 체적농도(Volumetric concentration, Cv)
체적농도는 혼합물 내 고체 입자가 차지하는 부피의 비율을 나타내며, HEC-RAS의 비뉴턴 모델에서는 백분율로 입력된다. 대부분의 비뉴턴 모델은 체적농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른 매개변수들도 체적농도의 지수 함수로 추정되는 경우가 많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종적으로 본 연구에 사용된 HEC-RAS 모형의 매개변수는 Table 1과 같이 선정하여 적용하였다.
Table 1.
Using HEC-RAS parameters
Parameters | Unit | Wolcheon-ri | Remarks |
Yield stress, τy | Pa | 647.23 | |
Dynamic viscosity, µm | Pa*s | 2.62 | |
Volumetric concentration, Cv | % | 61.5 |
2.3 지형자료 구축
월천리 유역의 지형자료는 국토정보플랫폼에서 제공하는 1:5,000 수치지도를 활용하여 DEM 자료를 구축하였다. Fig. 3은 월천리 유역의 DEM을 나타내고 있다.
3. 모형 결과 및 분석
3.1 HEC-RAS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월천리 유역의 토석류 확산범위를 HEC-RAS 모형을 통해 산정하였다. 월천리 유역은 Table 2와 같이 3가지 시나리오를 대상으로 모형을 구축하였으며, Fig. 4는 시나리오 Case A 모의 결과의 유동심과 유속 분포도를 나타내고 있다.
HEC-RAS 모형을 활용하여 토석류 확산범위를 산정한 결과, Case A의 확산면적은 0.88 km2이며, 토석류 발생 지점부터 약 2,091 m를 이동하여 계곡 하류부를 통과한 토석류는 가곡천으로 흐른 후, 해안으로 유입되었다. 토석류가 흘러간 유로의 폭은 상류 53 m, 중류 45 m, 하류 70 m이며, 평균 56 m로 분석되었다. 최대 유동심은 10.6 m로 나타났지만, 이는 토석류 발생 지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초기 유량값으로 인해 크게 산정된 유동심으로 판단된다. 토석류가 시작된 지점을 제외하면 계곡을 따라 생성된 유동심은 6~8 m의 값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최대 유속은 30.2 m/s로 유동심과 동일하게 시작지점에서 발생하였고, 중류 계곡부에서는 15~18 m/s의 값으로 분석되었다. 계곡부 하류 교량에서 가곡천 하류로 모의된 이동거리는 1,031 m이다.
Table 2.
Scenario for the Wolcheon-ri watershed
Fig. 5는 시나리오 Case B 모의 결과의 유동심과 유속 분포도이다. Case B의 확산면적은 0.16 km2이며, 토석류 발생 지점부터 약 1,328 m를 이동하여 계곡 하류부를 통과한 토석류는 가곡천으로 흘러들어가 해안으로 유입되었다. 토석류가 흘러간 유로의 폭은 상류 53 m, 중류 45 m, 하류 89 m이며, 평균 63 m로 분석되었다. 상류와 중류는 Case A와 동일하게 분석되었지만 하류에서 더 넓은 폭을 나타내었는데, 이는 Case A의 경우 3시간에 걸쳐 피크에 도달하는 수문곡선 이지만 Case B의 경우 10분만에 피크에 도달하는 수문곡선으로 인해 발생한 차이로 판단된다.
최대 유동심은 9.6 m이지만 Case A와 마찬가지로 발생 초기 유량값으로 인해 크게 산정된 유동심으로 판단된다. 시작지점을 제외하면 계곡을 따라 생성된 유동심은 4~6 m의 값을 보인다. 최대 유속은 24.2 m/s로 유동심과 동일하게 시작지점에서 발생하였고, 중류 계곡부에서는 7~13 m/s의 값을 나타내었다. 계곡부 하류 교량에서 가곡천 하류로 모의된 이동거리는 265 m이다. Case A에 비해 가곡천에 진입 후 이동거리가 짧은 이유는 흘려보낸 유량값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Fig. 6은 시나리오 Case C 모의 결과의 유동심과 유속 분포도이다. Case C의 확산면적은 0.93 km2으로 Case A와 비교했을 때 값이 크게 분석되었다. 토석류 발생 지점부터 약 1,966 m를 이동하여 계곡 하류부를 통과한 토석류는 가곡천으로 흘러 들어가 해안으로 유입되었다. 토석류가 흘러간 유로의 폭은 상류 104 m, 중류 119 m, 하류 195 m이며 평균 140 m로 분석되었다. Case A와 비교하였을 때 약 2배 이상의 더 넓은 폭을 나타내었는데, 이는 Case A의 경우 6시간에 걸쳐 유출되는 수문곡선이지만 Case C의 경우 Case A의 총 유출량이 10분만에 피크에 도달하는 수문곡선으로 인해 발생한 차이로 판단된다. 최대 유동심은 45.1 m이지만 Case A와 마찬가지로 발생 초기 유량값으로 인해 크게 산정된 유동심으로 판단된다. 시작지점을 제외하면 계곡을 따라 생성된 유동심은 25~30 m의 값을 나타내고 있다. 최대 유속은 72.1 m/s로 유동심과 동일하게 시작지점에서 발생하였고, 중류 계곡부에서는 25~30 m/s의 값을 나타내었다. 계곡부 하류 교량에서 가곡천 하류로 모의된 이동거리는 906 m이다. Case A와 총량은 같은 유량을 사용하였지만 가곡천에 진입 후 이동거리가 짧은 이유는 순간적으로 많이 발생한 유량이 계곡부에서 더 넓은 면적을 지나며 에너지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Table 3과 Fig. 7은 시나리오 별 확산범위를 비교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4. 결 론
본 연구는 해안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산악지형에서 토석류가 발생하게 되면 바다로 이어진 하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기초연구로서, 해안 인근에서 산악지형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강원도 삼척시 월천리 유역을 대상으로 HEC-RAS 모형을 활용하여 3가지 유량조건에 대한 토석류의 이동 및 퇴적 특성을 모의하여 아래와 같은 결과를 도출하였다.
(1) 유량 조건에 따라 토석류 발생 지점 및 흐름구간의 유동심과 유속이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상대적으로 장시간동안 유출이 일어난 Case A의 경우 발생 및 흐름구간 유동심이 같은 첨두 유출량을 가진 Case B와 유사하였지만, Case A의 총 유출량과 동일한 양이 일시에 유출된 Case C의 경우 발생 및 흐름 구간의 유동심이 3~4배 더 깊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상대적으로 오랜 지속시간 보다는 짧은 시간동안 동일한 유출량이 발생할 경우 더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2) 동일한 양의 유출량일 경우 발생시 상대적으로 장시간에 걸쳐 유출량이 발생할 경우 토석류로 인한 피해 확산 규모가 크게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퇴적부 유동심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에 걸쳐 발생한 Case A의 경우 Case C 보다 하류로 토석류가 더 많이 이동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3) 산악지형의 특징을 가진 유역은 하류에 공급되는 유량의 양이 증가할수록 토석류 퇴적 확산범위가 넓어지고, 발생시간이 짧을수록 퇴적 깊이가 깊어지는 결과를 통해 바다와 연결되는 하천에 유입되는 퇴적물의 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결론을 바탕으로 높은 농도의 퇴적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갈 경우 해양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추후 다양한 유역을 대상으로 토석류 모의를 연구유역을 반영할 수 있는 지형자료 및 HEC-RAS에서 제공하는 비뉴턴 방법 및 모형에 입력되는 매개변수 산정방법 등을 보완하여 모의 결과의 정밀도를 높이고, 국내에서 토석류를 분석하는데 사용되는 프로그램인 FLO-2D 및 KANAKO-2D 와의 비교를 통해 국내에 적합한 모형 검증 방법을 병행하여 토석류 유출자료의 신뢰도를 높이는 등의 추가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