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의료취약 문제는 지역사회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국내 농어촌 및 산간 지역의 의료취약 문제는 고령화와 함께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지역은 의료 인프라의 축소와 접근성 저하로 인해 주민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으며, 이는 지역사회 유지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실제로 고령화 지역에서 필수 의료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인구 이탈과 지역경제 악화가 가속화되어 의료 서비스 제공 기반마저 붕괴할 수 있다(Holmes et al., 2006). 이 외에도 재정, 정책, 지형 등 다양한 요인들 역시 농어촌 및 산간 지역의 의료취약 문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농어촌 및 산간 지역의 의료취약 문제는 의료 서비스 부족을 넘어 제정, 정책, 지형 등의 요인과 함께 지역사회의 유지 및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해결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의료 취약지의 경우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과 서비스의 한계로, 국가적으로 많은 제도와 정책적 지원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지원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의료 취약지의 정확한 선정 기준과 절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는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에서 의료 취약지의 지정·고시에 따라 ‘의료기관, 인력, 시설 등의 자원이 부족하여 지역 주민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운 지역’으로 정의하고 다양한 정책이 추진 중이다(MOHW, 2024). 미국은 보건자원서비스국(HRSA)이 주관하는 의료 인력 부족 지역(Health Professional Shortage Area, HPSA) 제도를 통해 지역별 의료공급자의 밀도, 인구 특성, 접근성 등을 기준으로 을 정량화하고 있으며, 취약지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을 추진 중이다(HRSA, 2022). 호주는 Accessibility/Remoteness Index of Australia(ARIA)를 활용해 교통 시간과 거리 기반으로 접근성을 정량화하여 비도심 지역의 의료 서비스 부족 문제의 보완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Humphreys and Wakerman, 2008).
의료 취약지의 요인은 의료자원(병원, 의원, 의료 인력 등) 수준, 의료이용 특성, 의료결과(유병률, 사망률, 재입원율 등), 지리적 접근성, 인구구조(고령화, 인구 감소), 정책적 지원 등 다양하고 복합적이기에 정량적으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다양한 의사결정모델을 통해 이를 정의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최근 수행되고 있다. Bea and Oh(2021)는 감염병 대응을 위한 지자체의 의료취약성 평가인 델파이 기법을 활용하여 정책 실행력, 보건의료 인력, 돌봄 필요 계층 등 행정적 대응 역량이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농어촌 및 산간 지역이 사고의 위험성과 고령자가 많다는 특성을 고려한다면 응급의료 관점에서 의료 취약지 선정 시 지리적 특성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
응급의료는 시간의 민감도가 극단적으로 높은 분야로, 단순한 의료기관의 유무보다 ‘골든타임’ 내 접근 가능성이 생명과 직결된다. 하지만 현재의 의료 취약지 지정 기준은 주로 상시 진료 인프라나 인구 통계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어, 응급의료의 공간적·시간적 취약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고령층의 심장질환 사망률 역시 지리적 요인이 크다(Ko and Cho, 2021). 산간·농어촌 지역에서는 폭설, 산악지형, 교통 고립 등 물리적 조건으로 인해 응급 이송이 불가능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기준에 따르면 응급환자의 경우 최대 30분 이내에 응급의료기관에 도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Kong, 2010). Schuurman et al.(2011)은 정책 입안자가 의료 서비스에 영향을 받게 될 인구의 규모와 특성을 지리정보와 결합한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Hwang et al.(2022)은 의료 소외지역의 의료 접근성을 목표로 실질적 이용률 증가 해결책을 모색하였다.
2025년 3월 강원도 삼척시 도계 지역에서는 눈사태로 낙석 울타리가 무너지며, 폭설로 인해 캠퍼스가 고립되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도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지리적 한계로 인해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 지역은 태백산맥 동쪽 산간지대와 동해안을 아우르는 특수한 지리적 환경,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의료기관의 집중 부족 등 다양한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른 지역과 삼척시 도계 지역을 비교하며 의료취약의 유형별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유사한 조건의 타 지역과의 지리적 특성 및 인구분포 등의 비교 분석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한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다면적인 의료취약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2. 권역별 의료취약성 분석
의료취약은 단순한 의료기관 유무의 문제가 아니라, 지리적 여건, 인구 구조, 응급 이송 시간 등 복합적인 요소에 기인한다는 점에 강원도 권역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지역은 산악지형, 인구 고령화, 공공의료기관 부족 등 복합적인 의료취약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 국내에는 이와 유사한 산악지형을 가진 대표적인 권역은 경상북도이다. Table 1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3 지자체별 맞춤형 보건의료현황 분석 보고서 중 강원도와 경상북도 자료를 참고하여 산악지형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강원-경북 간 공공의료기관과 교통 인프라 현황을 비교 정리하였다. 두 권역 모두 농촌 및 산악지형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공의료 서비스와 응급의료 접근성 측면에서 유사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강원도 권역은 공공의료시설과 의료 인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고, 경상북도는 이와 더불어 전문의의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Table 1.
Comparative analysis table of the status of public healthcare facilities and transportation infrastructure between Gangwon-do and Gyeongsangbuk-do
Jang et al.(2024) 연구에 따르면 강원도는 산간, 농촌 지역이 많고 인구밀도가 높다. 수도권과 비교되는 대표적인 비수도권 지역이다. 의료 자원 현황은 강원도 내에서 의료기관은 현재 원주 강릉 등 일부 강원도 지역 내 발전된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지형적으로 불리한 농촌 산간 지역에는 의료기관이 부족한 상태이다. 의료기관이 부족함으로 인해 병상 수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태이다. 병상 수는 고성 양양 횡성 등 일부 지역은 인구 대비 병상 수가 못 미치는 상황이다. 비수도권 지역에는 전문의의 고령화 및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강원도 지역은 산간 지형이 넓게 분포되어 있기에 의료기관까지 이동 거리가 길며 동시에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사유로 중증환자들의 대도시로 이주율이 높은 편이다. 정책적으로 보아도 공공의료기관 확충과 교통 인프라 개선 의료 인력 유치 및 유지 정책 등이 미흡하여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형평성 제고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Choi(2024) 연구에 따르면 경상북도는 산간 농촌 지역이 많고 면적도 넓은 강원도랑 비슷한 대표적인 비수도권 지역이다. 지형적 특성으로 인하여 의료기관 거리 접근성 문제 의료 인력 부족 병상 부족 응급의료 취약성 등 구조적 문제가 있다. 경북은 농촌과 산간지대가 넓게 분포되어 있는 반면, 대형 병원과 전문 인력 응급의료시설 등 필수 의료자원은 중심지에만 집중되었다. 산간 농촌 지역 등은 의료기관이 극히 적거나 존재하지 않는 곳이 많다. 몇몇 지역은 의료기관 접근성이 전국에서 최하위권이며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시 대형 병원까지 이동 시간이 길어 골든타임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의료시설과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문제가 크다. 또한 전문적인 치료와 입원을 위해서는 인근 대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다. 결국 경북 또한 강원도 지역과 마찬가지로 응급의료의 접근성이 낮아 응급 상황 대응이 늦어지게 되어 치료 가능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실정이다.
Fig. 1은 Jang et al.(2024)에서 조사한 진단 영역별 보건의료현황을 참고하여 강원-경북 지역 간 의료취약 추이를 비교해 시각화하였다. 강원 지역과 경북 지역의 공통점은 병상 의료기관과 의료 인력 모두 전국 평균치 미달이라는 것이다. 경북은 인구 천 명당 병상 11.6개로 나타나고 강원도는 군지역 전체가 병상 절대 부족인 상태이며 특수 의료 장비 및 필수 진료과목도 결손되어 있다. 또한, 경북과 강원 두 지역 모두 응급 장비가 대도시 집중되어 있어 불균형이 존재한다. 세 번째는 전문 인력의 고령화이다. 두 지역 모두 젊은 전문 인력 투입이 어려우며 필수 전문 인력이 60세 이상 비율이 높다. 네 번째는 응급의료 접근성 저하이다. 경북은 응급 상황 대응이 늦고 사망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통계지리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강원도의 30분 내 응급의료시설 접근 가능 인구 비율은 79.5 %로 전국 평균인 94 %보다 낮으며 군 지역은 평균 45 %를 보이며 도내 평균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경북은 지형적 특성이 산간 외곽 농촌이 광범위하며 인구가 분산되어 있지만 강원도 지역은 원주 춘천 강릉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인구분포의 특성상 경북은 응급 이송 시 거리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치료 가능한 환자 사망률이 전국에서 최고라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종합적으로 강원도 지역과 경북 지역을 포괄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모두 전문 인력 의료기관 병상 수 응급 이송 시간 등 모든 의료적 차원에서 대도시와 차이가 크게 났으며 대도시 집중으로 인해 군 산간 지역 결핍이 심각하다.
3.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의료취약성 분석
Lee(2014) 연구에 따르면 전북 순창군은 의료 취약지로 분류되었다. 이 지역은 넓은 면적에 인구가 분산되어 있으며 산간 외곽마을이 많아 의료기관까지의 이동 거리가 길고 교통 인프라 또한 부족한 지역이다. 문제점을 살펴보면 순창군 주민들은 이동 거리 및 이동 형태가 다른 지역과 달리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위해 더 멀리 이동해야 하는 경향이 있다. 도로망 기준 네트워크 조사 결과 순창군 내 차량을 이용하여 약 15분 이내에 시내 혹은 외곽 지역으로 접근이 가능하지만 산간 지역에서 거주하는 경우 40–60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im et al.(2012) 연구에 따르면, 강원도 횡성군은 농촌 산간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구밀도가 낮으며 지형 면적은 넓다. 지형적 특성에 따른 의료기관 공간적 불평등은 횡성군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없다. 또한 의료기관이 읍내에 집중되어 있고 8개 면 지역과 산간 마을에는 보건 지소와 보건 진료소만 설치되어 있다. 교통과 인프라 지리적 장벽으로 알아보면 산간 오지마을이 많고 대중교통과 인프라가 부족해 노인 장애인 등은 의료기관 방문이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또한 의료 취약지 주민 대상 방문 치료 같은 정책과 사업은 한계가 있다. 공중 보건의, 간호사 등 필수 인력의 부족으로 제한적으로 추진되는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Naver(2024)’s Map Navigation, Google(2022)’s Maps, 그리고 Hyundai(2024)’s Navigation을 이용하여 인구 중심지에서부터 상급병원까지의 소요시간을 산술평균하였다. Fig. 2는 3가지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전라북도 순창군과 강원도 횡성군의 중심 지역에서의 차량 이동 기준 평균 소요 시간을 시각화한 것이다. 두 지역 모두 상급종합병원까지의 이송 거리가 30분이 넘게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순창군은 상급종합병원이 인접한 광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횡성군은 중심지인 갑천면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 및 공공의료원에 대한 접근성 역시 골든타임 확보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Fig. 3은 두 지역의 행정구역별 골든타임 확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프로 통계청 응급의료시설 접근현황(Statistic Korea, 2024a)을 참고하여 시각화하였다. 이 그림은 응급의료시설까지 차량으로 30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한 인구 비율을 표현한 그래프로, 수치가 100%에 가까울수록 골든타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순창군의 경우 행정 중심지인 순창읍에서는 의료시설의 접근성이 양호하나 동계면, 복흥면, 구림면, 쌍치면 등 일부 행정구역에서는 응급시 골든타임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횡성군은 횡성읍을 제외한 대부분의 면 지역에서 도달 실패율이 90%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응급의료 접근성 측면에서 더 열악한 이유는 도로망 구조의 차이로 추정된다. 순창군은 광주광역시·남원시·정읍시 등 도시와 연결되는 국도 및 지방도가 방사형으로 구축되어 있지만 횡성군은 내륙 산악지형에 위치하며 원주시와의 연결 외에는 교통이 제한적이다. 이때 횡성의 외곽, 면 지역들은 산간 지형을 따라 형성된 도로, 협소한 지방도, 낮은 도로 밀도 등으로 인해 직선거리보다 훨씬 긴 주행 시간이 소요되며, 겨울철에는 폭설 및 도로 결빙 등으로 인해 통행에 더 취약할 수 있다.
두 지역은 산간 지형과 의료시설 부족이라는 공통된 제약조건을 가지고 있으나, 인구 공간적 분산 정도와 도로망의 연결성 차이에 따라 골든타임 확보 가능성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의료기관 수의 부족뿐만 아니라, 지리적 특성과 교통 인프라의 한계가 응급의료 접근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따라서 물리적 조건의 극복할 수 있는 의료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역 주민의 생명권 보장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삼척시는 강원도 동해안의 최남단 도시로, 태백산맥의 동쪽에 위치해 산악지형과 해안지형이 복합적으로 발달한 지역이다. 삼척시의 총면적은 1,187.8 km2로 기초자치단체 중 9번째로 큰 면적을 지녔으며, 산지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Fig. 4는 인구밀도 파레토 차트를 도시하였다. 삼척시의 인구밀도는 순창군, 횡성군과 같이 하위 15% 미만 수준이며, 인구 천 명당 병상 수와 의사 수 또한 전국 평균치 이하로 알려져 있다.
삼척시를 읍면 단위로 더 세분화하면 앞선 두 지역과 다른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Fig. 5는 강원도 삼척시의 의료취약성을 분석하기 위해 통계청 응급의료시설 접근현황(Statistic Korea, 2024a)과 주민등록 인구 현황(Statistic Korea, 2024b)을 참고하여 시각화한 자료이다. Fig. 5(a)는 삼척시 읍면동 인구수를 도시하였다. 삼척시의 인구는 약 6만 명이고, 인구밀도는 50.52명/km2로 도내에서 가장 작은 인구밀도를 가진다. 작은 인구밀도에도 불구하고 삼척의 응급의료시설은 시내의 공공의료원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산지 지형 특성상 도로망이 열악해 이는 삼척의료원에 30분 이내로 접근할 수 있는 인구 비율은 67%로 전국 평균인 94%보다 낮고, 이는 도내 평균인 79.5%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Fig. 5(b)는 삼척시의 30분 기준 응급의료시설 미도달 인구 비율을 도시하였다. 병원 인접 구역을 제외하면 4개 읍면이 30분 내 미도달 비율이 100 %에 달해 평균치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삼척시의 의료 서비스는 삼척의료원이 위치한 남양동, 정라동, 교동 등 시내권 일부만이 접근성이 확보되어 있다. 또한 삼척시는 태백산맥을 포함하는 행정구역이면서, 행정 및 삼척의료원은 북동부 외곽에 치우쳐 일부 읍면 간 거리 차가 매우 크다. 이와 같은 단절성은 도계읍, 하장면, 가곡면, 근덕면이 심각하며, 이 지역들은 골든타임 확보가 어려운 지역에 가깝다. 이때 도계읍의 경우 인구가 삼척시 내에서 3번째로 많은 행정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인근에 응급의료시설의 부재는 지역적 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
Fig. 6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국 병의원 및 약국 현황(HIRA, 2025)을 참고하여 지역별 의료기관 종류 및 분포를 확인하고 시각화하였다. 민간 의료기관 여부를 비교하면 삼척시를 비롯해 강원도는 공공의료원 중심의 편성이 많고 민간 의료기관이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창은 군 내에는 민간 의료기관이 없었지만, 근교에 광주광역시를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다수 편성되어 있다. 경북 지역의 경우에는 시급 도시를 중심으로 종합병원이 다수 있었고 대구광역시를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도 자리 잡고 있다. 본 연구에서 의료 취약지로 분류하여 조사한 횡성군, 순창군은 삼척시와 동일하게 지역 내 민간 의료기관의 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 지역은 삼척시와 달리 근교 지역의 규모와 경제 수준에 따라서 민간 의료기관과 상급종합병원이 입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삼척시의 의료취약성은 단순히 기관의 수적 부족뿐만 아니라, 민간 의료기관 유치 여건의 미비, 주변 의료 네트워크의 부재, 지형적·사회경제적 고립성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따라서 삼척과 같이 독립적인 의료 인프라 구축이 불가피한 지역의 경우, 지역 맞춤형 의료전달체계 정책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4. 도계 지역의 의료취약 특성
본 장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인구수에 비해 의료 서비스가 취약한 도계읍 지역에 대해 추가적인 분석을 수행하였다. 삼척시 도계읍은 행정구역상 삼척시의 서·남부에 위치한 고산지대로, 태백산맥 동쪽 경계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으로 의료 접근성이 현저히 낮은 지역이다. 순창군과 횡성군 역시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으로 분류되었지만, 이들 지역은 주변에 도시와의 접근성이 양호하여 도계와는 분명한 차별성을 가진다. 공공의료기관인 삼척의료원을 기준으로 도계읍을 살펴보면 물리적 거리와 도로망 조건상 취약하여 현저하게 열악하다. 이는 응급의료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의료 접근에서도 영향을 줄 수 있다.
Fig. 7은 도계읍 기준 인근 상급종합병원의 위치와 이동 소요 시간을 나타냈다. 중증외상환자들의 경우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이 필요한데 인근 병원은 차량으로 평균 1.5시간 이상 소요되어 이송 중 사망 환자 증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삼척시의 인구 천 명당 의료기관 병상 수 및 의사 수는 각각 6.7개, 1.7명으로, 전국 평균인 13.8개, 3.2명보다 현저히 적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인구 감소와 지역 소외로 인한 젊은 의료 인력의 유입 저조, 그리고 기존 의료진의 고령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도계 지역의 의료 대응 능력 저하의 주요한 요인이다.
추가로 이동 거리 및 30분 내 응급의료시설 도달 비율을 비교하면 앞서 조사된 순창은 읍내와 도시 인근 지역은 접근성이 양호했지만, 도계는 상급종합병원 이송 시 평균 거리는 122 km, 소요 시간은 약 1.5시간이 소요되며 치명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형적인 한계로 발생하는 접근성과 주변 도시와의 연계성, 그리고 교통 인프라 부족에 따른 문제로 보인다.
따라서 도계 지역은 지리적·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본 연구진은 초기 대응 방안으로 닥터헬기의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그러나 Choi et al.(2020)에 따르면 중앙119 등 닥터헬기 운용 기관은 항공구조 구급대 규정에 따라 야간 육상 운항 시 운고는 600 m 이하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평균 해발고도 약 400 m인 도계읍을 기준으로 할 때, 헬기가 착륙하기 위해서는 구름 속을 비행하거나 구름 아래로 저고도 비행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항공 안전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한다. 추가로 도계는 겨울철 폭설 빈도가 높고 착륙지 확보가 어려운 지역적 특성을 내포하며, 시정 악화 시 사고 위험이 공존한다. 그로 인해 실제로 출동 요청 10건 중 약 3건은 출동이 기각되거나 착륙이 어려워 중단되는 사례가 보고된바 있다(Lim, 2017). 더불어 조종사의 안전 확보 역시 큰 과제로, 산악지형에서의 헬기 조종은 고도의 기술과 심리적 부담을 동반하며, 실제 사고의 약 77%가 인적 오류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Choi et al., 2020). 즉, 닥터헬기 도입은 응급의료 수단으로서 잠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형적 악조건, 기상 변수, 운용 인력의 부담 등으로 인해 실효성 확보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농촌왕진버스 사업은 지형적 제약을 비교적 덜 받는 예방진료 중심의 의료접근성 개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가 2024년부터 시행한 정책으로, 내과·외과·가정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보건소 및 협력의료기관과 연계하여 의료 취약지를 직접 방문해 진료하는 방식이다. 현재 12개 시도, 77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의료 취약지로 지정된 대부분의 지자체를 포함한다. 이 사업은 보건소조차 존재하지 않거나 소수의 공보의 인력으로 운영되는 지역에서 기초 진료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데 효과적이며, 적용 가능성 및 실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제도 도입이 도계지역에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도계지역의 중입자 가속기 기반 의료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같은 중장기적 기반 구축은 이 지역의 의료자립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미래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은 응급환자 대응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단기 처방은 아니지만, 상급 치료 및 예방 중심 보건 서비스 인프라 확충이라는 점에서 의료취약 해소의 중요한 축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도계는 주변 대도시 의료 인프라와의 연계성이 낮고, 지역 내 민간 의료기관과 전문인력 유치가 어려운 지리적·사회경제적 고립성을 보이는 만큼, 거점형 고도 의료시설 구축은 지역 의료 생태계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적 해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중입자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전문 의료 인력의 유입, 지역 기반 예방 진료 체계 강화, 재활 및 만성질환 관리 기능이 복합적으로 운영될 경우, 기존 왕진버스, 방문진료 등과의 연계도 가능하여 종합적인 지역 맞춤형 의료체계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의료 접근성을 보완할 수 있는 수송 인프라(예: 왕진버스, 응급교통체계 강화)와 병행하고, 장기적으로는 도계와 같은 지역이 고립형 의료시스템에서 자립형 보건 거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연계 전략이 필요하다.
5. 결 론
본 연구는 비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취약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의료취약의 특성을 인구와 지리적 특성을 기반으로 분석하였다.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원인 규명을 위해 지리정보시스템과 도표 자료를 활용해 비슷한 조건의 지역과 비교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본 연구는 의료취약 문제를 단순한 의료 인프라 부족 차원이 아닌, 지형, 인구구조, 교통 접근성, 응급 대응 능력, 정책적 지원 체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로 접근하였다. 특히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을 중심으로 순창군, 횡성군과 비교한 결과, 산악지형이라는 자연 환경적 제약이 응급의료 대응, 일상 진료 접근성, 병원 이송 시간 등 다수의 의료 접근 요소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2) 도계의 의료 취약성을 분석한 결과, 이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면적 대비 병원 수가 가장 적었다. 조사된 결과에 따르면 타지역은 인구밀도가 낮아도 면적이 도계에 비해 작고 광역도시의 인프라에 의존할 수 있었던 반면, 삼척시는 넓은 면적에 분산된 인구와 험준한 산간 지형으로 인한 도로망 열악으로 응급의료시설 접근성이 가장 낮았고 광역도시급으로 인프라가 우수한 인근 지역이 없어 취약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3) 접근성과 관련한 취약점에 대해서는 닥터헬기나 농촌왕진버스를 비롯해 원격의료나 응급교통체계, 대중교통 개선과 같이 현재도 개선을 위한 방안을 시도 중이지만, 인구 감소와 병원 수 부족, 의료 인력과 자원 부족 등과 같은 의료취약의 방안에 대해서는 인구 유치, 예산 확보와 같은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기에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역 전략적 자산을 통해 의료산업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 근본적 대책의 수행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4) 도계지역의 중입자 가속기 기반 의료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같은 중장기적 기반 구축이 이 지역의 의료자립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미래 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방법은 응급의료 대응의 직접적 해법은 아니지만, 고립된 산간 지역에서 장기적 의료 인프라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대안은 예방 진료, 재활, 전문 치료 등 장기적 보건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의료 인력 유입 및 지역사회 의료 역량 강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므로 중장기 보건 인프라 확충과 맞춤형 의료전달체계 구축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