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땅밀림 현상의 분류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제안되고 있고, 땅밀림을 구성하는 재료와 운동 형식의 조합에 따라 분류한 Varnes(1978)의 분류 방법이 대표적이다. 땅밀림은 산사태나 토석류와 명확히 구분되나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땅밀림 현상은 외형만으로는 분류 및 식별이 어렵다. 이는 지층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땅밀림은 주로 플레이트의 침강, 혹은 신기 조산운동의 지각변동에 의해 대규모로 발생하며 일본, 대만, 필리핀 등 환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들이 있다. 또한 빙하의 성장과 쇠태에 의해 형성된 지역에서 땅밀림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보고된 땅밀림(NIFoS, 2019)은 세계에서 발생하는 땅밀림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고 주로 산지지역에서 발생하였다. 규모가 비교적 작은 땅밀림은 대규모 땅밀림에 비해 파악하기가 어렵고, 붕괴로 인한 피해 규모 추정은 더욱 어렵다.
땅밀림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은 실험을 통한 방법(Kirkby, 1967; Luo and Chen, 2014)이나, 모델링을 통한 방법(Lin et al., 2025) 등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땅밀림 특징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땅밀림의 파악은 산사태나 토석류 위험 지역의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발생 여부를 판단하기도 하며, 육안이나 경험적으로 지형 변화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판단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드론과 라이다의 기술을 적용하여 지표의 변화를 통해 땅밀림의 여부를 판단하는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Kim et al.(2023)은 땅밀림이 발생하는 지역에 대하여 약 6개월동안 지상라이다와 드론을 이용하여 지표면의 변화를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영상분석 후 땅밀림 지역에 사면변위계를 설치하여 실제 변위 발생 여부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여 영상 분석을 통한 땅밀림 변화 탐지방법론을 제시하였다. Alexopoulos et al.(2025)은 드론과 라이다를 이용하여 지표면의 변화를 파악하고 전기비저항 탐사와 탄성파 탐사 및 지질층의 밀도 측정을 통해 땅속의 물리값을 함께 비교하여 땅밀림이 발생하는 전단대의 깊이를 파악하였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내용은 표면상의 지형변화를 파악하더라도 실질적인 땅밀림의 판단과 이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위해 지층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층의 토질 물성 정보를 정량적으로 수집하는 것이 정확한 땅밀림의 여부와 붕괴여부를 판단하는데 필수적이다.
지층의 토질 물성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여 땅밀림이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면 땅밀림으로 인해 실제 붕괴로 진행될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며, 대표적인 붕괴 가능성을 판단하는 방법에는 한계평형해석이 있다. 한계평형 이론에 기반한 사면 안정성 해석방법은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기본적으로 강도정수의 결정과 지반의 파괴형태를 의미하는 파괴모드의 가정방식이 대표적이다. 쉽게 말해, 사면에서 계산된 안전율이 허용안전율 이상이 되면 안정한 것으로 판단한다. 한계평형해석으로 계산한 안전율은 정량적으로 붕괴여부를 판단하는데 직관적이지만 암석의 인장강도나 탄성계수와 같은 중요한 역학적인 변수가 고려되지 않는 점, 국부적 단면 해석의 한계점 등이 있으므로 사면의 전반적인 역학적 거동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치해석이 필요하다. Furbish and Fagherazzi(2001)는 지표 고도의 변화, 토양 이동 속도, 토양 생성, 토양 두께 변화의 지형학적 거동에 대해 복합적인 모델을 적용하여 해석하였고, Handwerger et al.(2016)은 속도와 상태에 기반한 마찰모델을 적용하여 땅밀림을 해석하는 1차원 모델을 제시하였으며, Deshpande et al.(2021)은 교란의 정도를 조절 할 수 있는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작은 규모의 느린 땅밀림의 동역학 모델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땅밀림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원길리 내 사면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통한 위험성을 판단하고자 하였다. 현장조사는 물리탐사 기법 중 땅밀림 지층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전기비저항 탐사와 굴절법 탄성파 탐사를 수행하였다. 물리탐사 및 시료채취를 통해 지층구조와 지반의 물성정보를 획득한 후, 국토교통부의 ‘건설공사 비탈면 설계기준’의 안전율을 적용하여 붕괴 위험성을 판단하였다.
2. 본 론
2.1 연구지역 땅밀림 현황
연구지역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원길리 산 366-2 지역으로 북동 방향(dip direction)의 사면이다. 사면의 바로 아래에는 경작지와 인가가 위치해있다. Fig. 1은 땅밀림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지형도로 육안으로는 땅밀림의 진행상태나 규모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a-1,b-1), 2014년도와 2023년도의 지형정보를 비교 분석하였다. 국토정보플랫폼에서 제공하는 2014년도와 2023년도에 제작된 수치지형도를 수집하여 비교 분석한 결과, 2014년도는 평균표고 584.5 m, 평균경사 21.0°, 2023년도는 평균표고 582.9 m, 평균경사 22.7°로 나타나 지형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2.2 물리탐사 결과
연구지역에 대하여 토질시료 채취 및 실험을 수행하고, 땅밀림이 진행되는 방향으로 대표 횡단면을 Fig. 2와 같이 선정하여 물리탐사를 수행하였다. 사면의 상단부, 중단부, 하단부에서 토질시료를 채취한 후 실내실험을 통해 토질물성정보를 획득하였고, 물리탐사는 탄성파탐사와 전기비저항 탐사를 수행하였다.
연구지역의 토질은 통일분류법(Unified Soil Classification System, USCS)에 따라 점토질이 섞인 자갈로 토심은 약 10–19 m로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토립토 중에서 4번체를 통과하는 입자의 비율이 50% 이하이고, 200번체를 통과하는 미세입자의 비율이 12%를 초과한다. 내부마찰각은 23.3°로 분석되었고 이는 일반적인 풍화토의 내부마찰각인 약 30°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함수율은 31.9%로 분석되었으며 투수계수의 값이 4.61E-07로 이는 점토질에 가까운 값으로 우기시 점토층을 따라 지하수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Table 1).
Table 1.
Soil property information
|
Soil depth (m) |
Soil name (USCS) |
Clay soil (%) |
Moisture content (%) |
Friction angel (°) |
Wet unit weight (kN/m3) |
Permeability coefficient (cm/s) |
| 10.32–18.91 | GC | 12.2 | 31.9 | 23.3 | 18.76 | 4.61.E-07 |
Fig. 3(a) and (b)는 각각 탄성파 탐사와 전기비저항 탐사의 결과로 연구지역의 기반암은 지질도상 화강섬록암임을 고려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탄성파탐사와 전기비저항 탐사를 비교 검토한 결과, 토사층과 풍화암의 심도는 각각 1.70–9.46 m, 10.32–18.91 m의 범위로 분석되었으며, 평균 심도는 각각 4.74 m, 5.78 m이다. 발파암의 출현 심도는 19.14–21.42 m의 범위로 분석되었으며, 평균 출현심도는 20.52 m로 분석되었다. 전기비저항 탐사의 탐사측선은 5 m 간격으로 설치하였고 단면길이 100 m, 해석심도는 25 m로 설정하였다. 해석결과 약 190–24,060 ohm-m의 범위로 전기비저항 값이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단면 상부구간에 발달되어있는 고비저항 구간은 전석 및 자갈의 영향으로 나타났다. 단면 심도 약 20 m 구간부터 발달되어 있는 고비저항 구간은 기반암의 영향으로 나타났다. 측선 중심부의 저비저항 구간은 깊은 토사층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측선 종점부의 저비저항 구간은 경작지로 개간되어 사용되는 땅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2.3 안정해석에 따른 위험성 분석
땅밀림이 진행되는 대표단면에 대하여 사면안정해석을 통해 붕괴의 위험성을 평가하였다. 사면에 허용되는 안전율은 자료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수단으로 강도정수, 하중, 파괴모델의 불확실성에 대한 보정역할을 한다. 땅밀림에 대한 안전율은 따로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의 비탈면 설계기준에 제시된 건기시와 우기시 기준을 적용하였다. 허용안전율은 국내의 경우 건기시 1.5, 우기시 1.1–1.2를 적용하고 있다. 우기시 비탈면의 안전율이 1.1–1.2 범위로 제시되어 있는 것은 현장지반의 조건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하도록 제시된 것이므로 본 논문에서의 땅밀림 안정성 기준은 1.2로 설정하였다(Table 2).
Table 2.
Design criteria for slopes
| Dry season condition | Wet season condition | |
| Factor of Safety | > 1.5 | > 1.2 |
Fig 4는 사면안정해석에 대한 결과로 풍화암층이 솟아 오른 사면 하단부에서 우기시 안전율이 1.050으로 나타나 불안정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건기시의 안전율은 1.748로 기준안전율 보다 높아 안정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장마철과 같은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붕괴 가능성이 있는 상태이므로 하부에 경작지와 인가피해에 대한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건기시에는 안정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장기적으로 땅밀림이 진행될 경우 건기시의 사면 안전율도 점차 낮아져 불안정한 상태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3.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땅밀림이 발생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수치지형도 비교, 시료채취 및 토질물성실험, 물리탐사, 안정해석 등을 수행하여 붕괴의 위험성에 관하여 분석하였다.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힘든 땅밀림의 진행 여부를 2014년도와 2023년도의 수치지형도를 비교하여 차이를 파악하였고, 물리탐사를 통해 평균심도 약 15 m의 풍화암층 구간이 땅밀림의 진행으로 솟아 오름에 따라 지표면에 불안정한 사면이 형성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땅밀림 지역에 대한 물리탐사 결과와 사면안정해석을 종합한 결과, 건기에는 안정성을 확보하였으나 우기에는 안전율이 기준 이하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풍화암층의 융기 구간에서 불안정성이 집중되어 향후 지속적인 변형 발생 시 건기에도 붕괴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땅밀림 지역의 위험성 평가에 물리탐사가 효과적임을 보여주며, 향후 모니터링 및 사전 대응계획 수립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