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도로함몰은 크게 자연적 원인과 인위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도로함몰의 주원인은 카르스트 지형의 석회암 용해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도로함몰은 자연적인 원인보다는 인위적인 원인이 더 크다(Waltham, 2015). 인위적 원인의 도로함몰이란 지반의 지지력 부족으로 인한 변형, 흙의 압밀, 다짐 부족 등에 의해 지반이 움푹 파인 형태로 침하된 것을 의미한다. 도심지에서는 토사지반 터널 굴진, 상․하수관로의 연결부 노후화, 지하매설물 손상, 굴착에 따른 흙막이 가시설 배면 토사유실 발생으로 지반함몰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싱크홀이라고 많이 불렸으나, 싱크홀은 주로 자연적인 현상을 포함하여 일컫기도 하여, 서울시에서는 인공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을 도로함몰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발생한 도로함몰 발생 건수는 총 4,737건인데 이중 하수관로로 인한 도로함몰은 3,897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도로함몰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은 노후화된 하수관로 및 빗물받이 파손, 연결관의 누수, 다짐 불량 등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충적층이 두껍게 분포하는 송파구와 구로구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Ham, 2019). 이는 도로함몰의 발생양상이 지장물 자체의 결함 뿐 만 아니라 지층특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연구는 지층특성에 따른 도로함몰양상을 분석하기 위하여 지층을 비교적 안정적인 사질토 지반과 불안정한 점성토 지반으로 구분하였으며, 시설물의 공동은 지하철과 하수관로로 나누어 모델링 한 후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2. 연구 방법 및 모델링
본 연구의 목표는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도로함몰의 현황 및 특성을 분석하는 것으로, 가장 큰 원인인 노후하수관로와 도심지 지하철 공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도로함몰로 초점을 맞췄으며, 도로함몰 발생 양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개개의 입자로 구성된 집합체의 거동을 분석하는 개별요소법(Discrete Element Method, 이하 DEM) 프로그램 중 EDEM(Engineering Discrete Element Method)을 사용하였다. EDEM은 입자와 입자 간의 접촉모델, 입자와 Geometry 간의 접촉 모델을 설정할 수 있으며, 입자 유입량을 조절하거나 명확한 위치에 대한 입자생성 등이 가능하여 입자 거동을 모사하고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DEM Solutions, 2018).
2.1 연구목표 및 접촉모델 산정
하수관로의 원인으로 생기는 공동의 깊이는 5 m이고, 도심지 지하철의 공동 깊이는 10 m이기 때문에 수치모델링시 공동이 위치하는 위치를 2배로 선정했다. 실제 도로함몰이 발생한 곳의 입자의 물성 중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사질토(SM), 점성토(SC)로 구분하여 지하 공동의 깊이와 입자의 물성, 지하 공동의 크기를 달리하였다. 사질토층에서는 기본입자 접촉모델을, 점성토 모델에서는 기본입자 접촉모델과 점성력을 표현하기 위해 선형점성 모델을 병행하여 사용하였다.
2.2 입자 모델링
입자의 물성치는 Yamamoto and Kusuda(2001)와 Kim et al.(2017) 등 선행연구의 실험값을 참고했고, 입자의 모양과 크기는 Kim et al.(2004), Sin(2016), Kim et al.(2017), Sim(2018) 등의 기존연구와 비교하기 위하여 직경 2 mm의 구를 모델링 하였다. 입자와 입자, 입자와 Geometry의 접촉 시 마찰력과 반발력을 모사하기 위하여 반발계수, 정지 마찰계수, 굴림마찰 계수를 각각 산정하였다(Table 1).
Table 1. Physical properties of Sandy Soil Model · Clayey Soil Model
2.3 Geometry 모델링
일반적으로 하수관로의 공동은 약 5 m 내외에서 형성되고 지하철의 공동은 10 m 내외에서 형성된다. 그러나 방대한 연산시간과 컴퓨터용량의 한계로 현실적인 해석이 어렵다. Jun et al.(2011)에 따르면 DEM에서 해석모델과 개별요소의 크기를 동일 비율로 변화시킨다 할지라도 유사한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축적을 1/1,000으로 축소하여 Geometry를 설정하였다. 하수관로 Geometry의 크기는 폭 100 mm, 높이 50 mm로 설정하였고, 지하철의 Geometry는 폭 100 mm, 높이 100 mm로 모델링 하였으며, 입자의 배치는 간극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면심 입방 구조로 모델링 하였다(Fig. 1). 지하 공동의 형상은 정사각형으로 선정을 하였고, 크기는 가장 작은 크기인 5 mm×5 mm×5 mm(폭×가로×높이)부터 5 mm씩 각각 크기를 증가시켜서 가장 큰 치수인 50 mm×50 mm×50 mm(폭×가로×높이)까지 총 10개의 공동을 모델링 하였다. 공동의 위치는 Geometry의 밑바닥 중앙 부분으로 설정하였다(Fig. 2).
Table 2와 같이 입자의 물성을 사질토와 점성토, 지하 공동의 깊이를 5 mm와 100 mm, 지하 공동의 크기를 10개로 구분할 경우 총 40개의 시뮬레이션 조건으로 분류하여 모델링을 수행하였다.
Table 2. Simulation condition table
3. 해석결과 분석
시뮬레이션의 종료조건은 도로함몰 발생 후 알갱이들의 최대 이동속도가 0.1 m/s이하가 될 때로 설정하였 는데 이는 이후에는 시뮬레이션 상에서 지표의 함몰이 관찰되지 않기 때문이다. Table 3은 각 모델의 도로함몰 양상을 나타낸다.
Table 3. The pattern of occurrence of ground depression in each model
Fig. 3은 공동부피/모델의 총 부피에 따른 도로함몰부피의 비를 나타내는 그래프이며, 여기서 기울기가 클수록 도로함몰이 크게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 사질토 10 m 모델에서의 기울기 값이 805,753으로 전체 모델 중 가장 큰 값을 나타냈고, 점성토 10 m 모델 354,577, 사질토 5 m 모델 326,131, 점성토 5 m 모델 252,389 순으로 기울기가 나타났다. 위의 결과로 도로함몰이 크게 발생하는 순서는 사질토 10 m 모델에서 가장 크게 발생하고, 점성토 5 m 모델에서 가장 작게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동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도로함몰이 크게 발생을 하는데 점성토의 경우 점착력으로 인해 많은 억제력이 생겨 도로함몰이 작게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획득된 정보는 다음과 같다.
1) 하수관 공동을 모델링 한 깊이 5 m 모델에서는 입자의 물성과 상관없이 공동크기 20 mm*20 mm*20 mm까지는 도로함몰이 발생하지 않고, 공동크기 25 mm*25 mm*25 mm부터 도로함몰이 발생하였다. 물성이 사질토와 점성토일 때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점성토 모델에서의 점착력보다 도로함몰이 발생하는 힘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2) 사질토 모델의 경우에는 공동크기 30 mm*30 mm*30 mm부터 도로함몰이 발생했고, 점성토 모델은 공동크기 40 mm*40 mm*40 mm부터 도로함몰이 발생했다. 10 m의 깊이는 입자들이 받는 압축력이 증가했고, 그 결과로 점성토 모델에서 입자 간의 점착력이 증가하여 도로함몰 발생에 견디는 정도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3) 사질토 및 점성토 모두 지하 공동의 깊이가 깊고 지하 공동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도로함몰이 크게 발생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질토와 점성토 모델을 비교하면 점성토 모델이 사질토보다 도로함몰의 규모가 작은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점성토의 점착력으로 인해 도로함몰에 대항하는 억제력이 생겨서 도로함몰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4) 점착력이 없는 사질토 모델에서는 지하 공동의 깊이가 깊고, 지하 공동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도로함몰이 쉽게 발생하는 양상을 보인 반면, 점착력이 있는 점성토 모델에서는 지하 공동의 깊이가 얕고, 지하 공동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도로함몰이 쉽게 발생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사질토의 경우 지하 공동의 깊이가 깊을수록 공동 주변에 작용하는 하중이 증가하고 점성토의 경우 지하 공동의 깊이가 깊을수록 입자 간에 작용하는 힘이 증가하여 입자 간의 점착력이 더 강해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4. 결 론
본 연구는 대도시에서 도로함몰의 주원인이 되는 하수관로와 지하철의 공동으로 발생하는 지반함몰을 개별요소법을 이용하여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각 조건에 따른 도로함몰 발생 시간, 크기, 입자의 속도, 입자의 압축력을 얻을 수 있었고, 도로함몰 발생 양상을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점성토 지반보다 사질토 지반이 지반함몰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점착력이 없는 사질토 지반은 지하 공동의 깊이가 깊고, 지하 공동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도로함몰이 쉽게 발생하는 양상이 관찰되어 지하철 구간의 지반함몰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점성토 지반은 지하 공동의 깊이가 얕고, 지하 공동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도로함몰이 쉽게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하수관로 주변의 도로함몰에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의 해석결과는 지하시설의 종류와 지반의 특성에 따라 도로함몰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을 보여주므로 향후 도로함몰을 예방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실제와 유사한 다양한 조건에서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더욱 정확한 도로함몰 양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